1984 - 조지오웰

- 전 세계적으로 매년 어휘 수가 줄어드는 언어는 신어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나?

-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죄를 범하는 것도 철저히 불가능하게 만들 걸세. 그건 사상에 관련된 말 자체를 없애버리면 되니까 간단하네.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히 한 낱말로 표현될 것이고, 그 뜻은 엄격하게 제한되며 다른 보조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혀지게 될 걸세.

 

-전에도 이랬던가? 음식 맛도 이랬나? 그는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천장은 낮고, 식탁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글거렸으며, 벽은 사람의 손때가 묻어 지저분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쭈그러진 철제 식탁과 의자들이 너무 바짜 놓여 있어서 서로 팔꿈치가 부딪혔고, 스푼은 휘어졌으며, 쟁반은 흉하게 우그러졌다. 또 희끄무레하니 조잡하게 만들어진 잔들은 기름이 묻은 데다 갈라진 틈마다 새까만 때가 끼어 있었고, 싸구려 술과 커피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풍겼다. 게다가 스튜에서는 쇳내가, 더러운 옷에서는 이런저런 냄새들이 뒤섞인 시큼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그러다보니 위장과 피부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르 빼앗긴 데 대해 반발하듯 민감하게...

 

-어떤 경우든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 (가령 승전 소식이 보도될 때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그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 심지어 이에 대한 신어까지 있는데, '표정죄'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