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식단 정리

나에게 요리란

잘 먹는 건 중요하다. 적어도 집에 있는 재료들로 내가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한 끼를 차릴 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생존 요리라고들 말하는데, 일정 부분 동의한다. 사 먹는 음식은 이러나 저러나 해 먹는 음식보다 비쌀 수 밖에 없고, 또 자극적인 경우가 많고, 믿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있는 재료로 창의력을 발휘해서 이것저것 만들어 낸다면 결과물이 어떻든 간에, 그 과정에서는 정말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 고민하고, 단계별로 생각해보고, 준비하고, 집중하고,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요리가 취미인 사람들은 요리를 통해 일종의 힐링, 더 나아가서는 명상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그 음식을 직접 요리해먹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 같다. 요즘 식재료 하나하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것들끼리 어떤 식으로 조합해볼까 고민하다보니, 그 과정을 꽤 즐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상 결과적으로 식재료에 대한 잡지식을 얕게 얻게 될 것이고... 요리의 결과물도 대단히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그 결과는 아무래도 괜찮고 그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닭가슴살 야채 볶음

닭가슴살은 결국 고기다. 고기는 이러나 저러나 그것만 먹어도 된다는 점에서 야채보다는 쉬운 식재료다. 좀 퍽퍽해서 그렇지 잘 어울리는 식재료와 함께 잘만 요리하면 상당히 맛있다. 좀 퍽퍽하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 퍽퍽함을 없애고 촉촉함을 넣어주는 것이 균형을 살리는 요리다. 

 

그리고 어떤 닭가슴살이건 무조건 후라이팬에 볶아 먹길 추천한다. 그냥 다이어트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는 느낌이 아니라, 어찌됐건 따뜻한 음식 한 끼를 먹는다는 생각으로 먹어야 한다. 단순히 끼니에 대한 태도 문제가 아니라 맛도 훨씬 낫다. 아무튼 이때 어떤 야채든 그냥 같이 볶으면 맛은 훨씬 좋아진다. 그리고 퍽퍽한 닭가슴살이랑 같이 먹으면 야채의 수분 덕분에 오히려 굉장히 조화롭게 먹을 수 있다. (음식의 온도는 정말 중요하다. 맛, 영양, 포만감 등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하다. 따뜻하게 먹어야 하는 음식은 귀찮아도 반드시 따뜻하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겉만 데워지기 쉬운 전자레인지와 달리, 후라이팬에 볶으면 음식 자체가 온기를 품기 때문에 훨씬 맛있다)

 

다이어트 요리는 무조건 식재료 손질과 조리가 쉬워야 한다. 가장 추천하는 야채는 파프리카. 파프리카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닭가슴살이랑 같이 볶아먹고 나서는 그 맛에 놀라서 계속해서 요리해먹고 있다. 개인적으로 닭가슴살과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잘 수분을 뿜어주는 야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손질도 정말 쉽다. 그 외에도 양파, 당근, 애호박 등등 집에 남는 재료나 손질 쉬운 야채들을 뚝뚝 썰어서 그냥 익혀주면 끝이다. 싱거우면 소금 넣고, 후추도 좀 뿌리고, 냄새나는 것 같으면 더 뿌리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본격적으로 재료들을 볶기 전에 고추나 마늘을 기름에 먼저 볶아준다. 고추의 매운 맛이 확실히 닭가슴살의 지루함을 잊게 해준다. 마늘은 한식의 기본인만큼 음식의 완성도를 높아주고 괜찮은 한식 요리를 먹는 것처럼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