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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태도>

by 넫챠미K 2020.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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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말씀하시던 현실 인식이 무엇인지 이제야 좀 감이 온다.

 

엄마는 내게 항상 비현실적인 꿈을 꾸지 말라고 하셨다.

해보고 싶은 것들, 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신나게 떠드는 나를 보며, 엄마는 어느정도 장단을 맞춰주시다가 항상 먼저 자리를 뜨셨다.

너는 사회를 알아야 해, 현실을 알아야 해, 라며 한두마디 남기시고는 자리를 떠버리는 엄마의 모습이 괜히 섭섭하게 느껴졌다.

엄마는 내가 큰 사람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를 그 정도로 밖에 안 보는 걸까? 왜 내 꿈에 찬물을 끼얹는 걸까?

나를 몰라주네, 라는 생각 뿐이었다.

 

이제는 그 말이 어떤 말이었는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비현실적인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은 내 꿈을 좌절시키기 위한 말이 아니다.

현재 내 위치나 능력이 보잘 것 없다고 나를 기죽이기 위한 말도 아니다.

직접적인 노력이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쓸데없는 공상만 하는 나를 현실로 데려오기 위한 말이다.

'이거 돈 되겠는데 사업이나 한번 해볼까', 가볍게 말하는 나에게,

어디가서 붕어빵 한 마리라도 팔아보고 와라, 아니면 정말 그럴듯한 사업 계획서라도 가져 와라, 말하는 것이다.

직장을 다녀본 적도, 장사를 해본 적도, 스스로의 힘으로 이 사회에서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본 적 없는 나에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 대신 부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매일의 부지런함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 미래의 꿈만 떠들어대고, 돌아서면 침대에 누워 핸드폰 하는 나에게,

엄마는 정신차리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제발 꿈 깨라는 것이다.

 

꿈 깨고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내가 존재하는 곳, 내가 존재하는 시간에 내가 있음을 인식하기 위함이다.

미래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내가 존재하는 곳에서 내가 존재하는 시간에서 그것에 걸맞는 행동과 노력을 해야한다.

꿈에 취해 그 몽상에서만 살지 말고,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집중해야한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그 꿈을 현실로 끌어오기 위해 지금 나는 그 무엇보다 현재, 현실에 집중해 최선을 다해야한다.

 

+)

사회 생활을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냉혹한 현실을 알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다.

처음 현실을 마주할 때 일종의 좌절감 혹은 무서움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좌절감에 사로잡혀 가능한 것들조차 불가능하다, 비현실적이다 라며 지레 짐작하고 포기하는 것은

현실에 잡아먹힌 것이나 다름없다.

현실이라는 것은 내가 존재하고 살아가고 적응해야 하는 것이지, 나를 잡아먹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회피하지 않고 제대로 마주하며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괜히 겁을 먹고 내 꿈을 포기하며 나를 그 안에 가둘 필요는 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 현실적인 꿈을 꾸라.

그 말이 내 꿈을 가로막는 말처럼 들린다면 내가 너무 큰 꿈을 꿨나 살펴볼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오늘 하루부터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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